과학기술혁명이 본격화된 이후로 지난 몇 세기 동안 인류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변화의 속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인류가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비행에 성공한 후 인류가 달에 착륙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66년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술 문명의 엄청난 발전 속도는 사회도 그렇게 빨리 발전하고 있다는 (혹은 변할 수 있다는) 착시현상을 만들어낸다. 그런 섣부른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면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거나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시대를 앞선 사람들이 이룩한 성과는 모두가 누리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제도나 물건의 사용자들이 지적으로 그들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해있는 건 아니다.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 중에서 무거운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이유를 물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1%가 될까? 스마트폰 사용자 중에서 블루투스와 와이파이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0.1%가 될까? 물론 기술적 원리를 몰라도 그 혜택을 보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단지 더 편리한 물건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던 옛날 사람들에 비해 우리가 더 나은 사고를 하거나 더 나은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
칼 세이건,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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