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뉴욕타임즈의 카쉬미어 힐 기자에게 클리어뷰 AI 앱을 보여주던 경찰관은 힐 기자의 얼굴을 검색했지만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기자를 만난 호안 톤 탯은 그 일은 단순한 에러였을 거라고 웃어넘겼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을 본 기자는 믿기 힘들었다고 했다. 힐 기자가 일 년 후에 쓴 후속 기사에도 비슷한 에러가 일어나는 장면이 있는 걸 보면 단순한 에러였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기자가 클리어뷰 측이 고의로 검색을 막았다고 의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경찰관이 기자의 사진을 업로드한 지 몇 분 만에 클리어뷰 직원이 경찰관에게 전화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는 "왜 뉴욕타임즈 기자의 사진을 검색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경찰관도 몹시 놀랐다고 한다. 단순한 서비스인 줄 알았는데 자신의 검색 활동이 감시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클리어뷰는 뉴욕타임즈의 기자가 자신들에 대해 여기저기 묻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내부적으로 요주의 인물로 표시해두었던 것 같다는 게 이 기자의 생각이다. 그렇지 않고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카쉬미어 힐 기자는 뉴욕타임즈에 오기 전 포브스와 기즈모도 등에서 일했고, 10년 넘게 줄곧 테크놀로지와 프라이버시의 문제를 취재해왔다.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2018년에 나온 그의 TED Talk, 2019년 Identity Conference를 추천하고, 이번 글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2020년 듀크 대학교 인터뷰와 올해 초의 펠 센터 인터뷰, 그리고 지난 달 미국의 주 법무장관들의 모임에서 한 발표도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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