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짧은 버전이 세계일보, '박상현의 일상 속 문화사'에 게재되었습니다.
지금은 백신 접종이 적어도 선진국에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이렇게 빨리 개발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백신 개발에 들어가는 기간을 생각하면 2022년에 나와도 빨리 나오는 거라는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에 코로나 방역에 실패해서 비판을 받는 트럼프 행정부가 팬데믹과 관련해서 유일하게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책이 있었다. 바로 워프 스피드 작전(OWS : Operation Warp Speed)이다. 신종 감염병 백신 개발에 걸리는 3, 4년의 시간을 일 년 이내로 단축하기 위해 우리 돈으로 약 12조원에 달하는 돈을 쏟아붓는 엄청난 정책이었다. 그리고 이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워프 스피드 작전의 핵심은 높은 백신 개발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실패율을 고려해 여러 제약회사가 서로 다른 방법으로 백신을 시도하되, 그로 인한 재정적 위험은 정부가 떠맡는 것이었다. 우리가 아는 미국 백신들(화이자·얀센·모더나)은 그렇게 해서 성공한 제약회사의 백신일 뿐이고, 세 군데는 개발이 지연되고 있거나 실패했다. 길고 긴 임상 테스트 기간도 테스트 숫자를 늘려 단축했기 때문에 개발 기간이 짧아도 그 검증은 여느 백신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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