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과 조금 다른 버전이 조선일보 '박상현의 디지털 읽기'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기대로 시작한 2021년은 실망스럽게도 2020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끝나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고, 지인들과 떠들썩하게 치르는 송년회는 다시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2020년을 반복하며 제자리에 머물러 있던 걸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지각변동은 우리가 체감하기 전까지 조용히 힘을 축적하는 것처럼, 2021년도 그렇게 사회가 변화의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간이었을 수 있다.